내가쓴기사

말로만 듣던 금융사기전화 받아보니..

코알라코아 2007. 9. 8.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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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내 금융사고 전화기사만 쓰다가..직접체험

 

2007년9월8일 오후 1시 23분...적막한 사무실의 정적을 깨는 전화가 걸려왔다.

검찰청 OOO호로 출두하라는 여성의 안내멘트가 울리면서 자세한 사항을 알고 싶으면 1번을 누르라고 한다.

 

아! 이게 바로 보이스피싱...말인즉 금융사기전화라는 것이구나..하고..어떤자세로 임하는 지 호기심이 일어 바로1번을 주저없이 눌렀다.

그순간..검찰청이라며 은행계좌에서 불법자금이 세탁된 혐의로 출두하라는 여직원의 말과 함께 혐의사실을 알고 있냐고 물었다. 이어 올3월5일자로 7천400만원이라는 돈이 세탁됐고 범인이 잡혔는데 그 명부에 내가 올라가 있어 수사가 불가피한 만큼 담당형사와 통화하기 위해 전화번호를 가르쳐 달라는 것이다.

바로 가르쳐주었고 잠시후 전화오면 담당형사의 말에 적극 협조하라는 말을 남기며 전화를 끊었다.

 

채 5분도 안돼 가르쳐 준 핸펀으로 전화가 오지않고 사무실로 전화가 왔다.

"방금전에 전화를 받으셨습니까?" "담당형사 이동률입니다. 전화번호는 070-7044-2458이며 궁금한 사항은 전화하라고 한 뒤 바로 질문에 들어갔다.

최근 3개월동안 주민등록증과 여권 또는 운전면허증을 분실한 적이 있냐고 해 없다고 말하자 순간 당혹했다.

갑자기 연변사투리가 나오는 듯 했다. 그러더니 "그럼 홈표핑 하신적도 없으십네까?"라고 되물어 온다ㅑ.

가끔씩 한다고 답변하자 탄력을 받듯 말을 이어간다.

"최근 불법자금세탁으로 체포된 8명중 2명이 은행직원이었다. 검찰측에서는 불법결탁한 것으로 보고 있으나 경찰은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 결백하다면 이를 보호하기 위해 수사에 협조해달라"고 속사포처럼 말한 뒤 "통장에 잔고가 있는 경우 유출될 경우가 있어 금융재산이 위협받을 수 있어 금융감독원에 요청해 이를 동결처리토록 안전한 조치를 취할것인만큼 어느은행통장에 얼마 있는지, 만약 밝히지 않은 통장에 대해서 발각될 경우 전액 국고에 귀속시킬 수 밖에 없어 솔직하게 말해야 합니다"라고 애국적(?)말과 함께 주거래 통장과 잔액을 얘기하라고 한다.

이러저러해서 한통장엔 300만원 있다고 하자 또다른 은행을 물었다..이어 또다른 통장에는 얼마나 있냐고 해서 할부로 빠져나가는 통장이 있다고 하자 잔고를 물었다.

"한달전에 1억 있었는데요" 했더니 "1억이요? 장난하십니까?"라고 말하는 것이다.

"아니 1억있다는데 무슨 장난이요?"라고 했더니 "잠시만요"하고는 곧 수사과장이 전화올 것이니 바로 받으라는 것이다.

바로 전화한다는 사람은 전화를 끊었고 한참을 기다려도 오지 않길래 포기했다.

약 40분쯤 지났다.

수사과장이라며 전화가 왔다.(발신번호08613544923014)

다시 확인하는 절차였다. 통장에 얼마있냐...1억있다는 통장은 예금통장아니냐고 물었다.

그렇다고 했더니 그건 안심해도 된다고 하면서 다른 통장을 안전조치 해야한다고 했다.

빠져나갔는지 안나갔는지..다른 통장잔액을 확인해보라고 한 뒤 5분후에 전화를 하겠다고 했다.

 

5분후 .."확인하셨습니까"라고 해서 확인했는데 이상없다고 하자 "얼마 잔고가 남았냐"고 물어 987만원 남았다고 했다.

 

바로 메모지 준비하라고 하면서 예금감독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일단 코드번호를 적으란다.

세자리숫자를 불러줬다. 978이었다. 다음에 자신의 핸드폰전화번호 뒷번호 4자리란다.

합치면 9,781,119원이다.

 

"아하 987만원보다 작게 안전하게 하기위해서 978만원의 돈을 인출하려는 수작이구나"

사람들은 인증코드번호라고 3자리숫자를 가르쳐주고 자신을 알수 있는 본인인증수단으로 핸드폰번호를 적으라고 해서 의심없이 적는 바람에 이런 액수가 빠져나가는 것임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나이드신 어르신들이 많이 속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은행카드기 앞에서 전화해라고 해서 "그냥 분실신고 하면 안되냐"고 물어봤다. 그랬더니 "그렇게 되면 통장에서 돈은 안빠져 나가지만 당신을 보호하기 위해 공문을 검찰청에 보내는 과정이며 공범자에서 범인이 아닌 당신도 피해자 입장에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것이니 그렇게 하십시오"라고 말한다.

"오늘은 토요일이라서 은행 안되는 것 아니냐"고 했더니 카드기는 �찮다는 것이다.

 

멘트가 준비돼 있었다. 앞전에 글을읽는 것같은 직원들과는 다른 다소는 여유있어 보이는 목소리..

현재 은행앞에서 전화하기 만을 기다리고 있을 이놈의 사람들...필자가 직접 이런 기사를 써보았지만 막상 체험을 해보니.."휴우~"하는 한숨만 나온다.

 

그렇게도 범죄조직들이 잡히는데 아직도 이런 전화가 오다니...경찰관계자들에게도 이런 보이스피싱을 많이 경험한다고 전해들었다. 잡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아무리 살기가 각박하고 힘들다지만 너무나 손쉽게(어찌보면 치밀함) 금전적 이득을 취하려는 자들.

 

만약 전셋돈마련이나 사업을 위한 종자돈 또는 자신의 집장만을 위해 돈을 예치해두는 사람이 당했다면 통곡하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있는 사람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닐 300만원(하루 술대접비 되나?), 1천만원이지만 결국은 100만원 단위의 서민들을 노리는 게 더 괘씸하다.

 

'1억'이라는 말에 다시 묻고 묻는 범죄자들. 결국 정기적금이라는 사실을 알고 이미 포기했다.

혹시나 또 이런 전화를 받고 당할 수 있다는 생각에 전화를 받았지만 마음이 아려온다.

더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한 대안이나 방책은 없는 것일까?

 

15:01분 다시 이글을 쓰고 있는 동안 전화가 왔다.

낌새를 쳤는지 "오늘은 토요일이라서 금융감독원에서 인증이안나온답니다. 월요일에 다시 하시죠. 협조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전화를 끊었다. 이번엔 서울전화였다.(02-3211-2750)이다. 많이 듣던 전화번호다. 스팸대출전화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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