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연예

하정우, 살인마에서 천덕꾸러기로

코알라코아 2008. 8. 29. 16:44

 

하정우가 철 없는 백수가 됐다.

 

영화 <멋진 하루>에서 가진 것 하나 없지만 인생이 마냥 행복하기만 한 초 절정 낙천주의자 ‘병운’으로 달라진 것. 헤어진 여자친구 ‘희수’가 1년 만에 찾아와 꿔간 돈 350만원을 당장 갚으라고 하는 순간에도 특유의 유들유들함과 능청스러움으로 대응한다.

 

아는 여자들에게 돈을 꾸러 다니게 된 ‘병운’은 짧은 하루 동안 350만원을 만들어 간다. 급하게 돈을 빌려야 하는 상황에서도 뻘쭘하고 불편한 상황을 뻔뻔할 정도로 쿨하고 유연하게 대처한다. ‘희수’ 차에 있던 99% 초콜릿을 어느덧 갖고 나와 “제 마음입니다”라며 선물로 주는 등, ‘병운’의 위트 있는 돌발 행동은 아는 여자들로 하여금 기분 하나 상하게 하지 않고 거금을 선뜻 내주게 만든다.

 

 

까칠한 노처녀 ‘희수’마저도 “니가 이쪽 얼굴을 좋아했잖아. 그래서 항상 왼쪽에 서 있었다”라는 멘트 등으로 작은 것 하나 잊지 않는 세심함에 점차 마음을 열어가게 된다. 누구든 무장 해제 시키는 행동과 말 한마디는 ‘병운’을 얄밉지만 미워할 수 없게 만든다.

 

낙천적이고 여유를 즐기는 본인의 성격과도 너무나도 비슷해서 단번에 ‘병운’의 매력에 빠졌다는 하정우. 이윤기 감독, 전도연과 함께 영화와 캐릭터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며 하정우 표 ‘병운’을 만들어갔다. ‘슛 들어간다’는 말을 ‘쑥 들어간다’고 바꿔 이야기하고, 긴 대사를 리듬을 타며 외워 래퍼로 변신 하는 등 ‘병운화’ 되어 갔다. 재치 넘치는 입담으로 계속된 차 안에서의 긴 촬영에도 시종일관 전도연을 웃게 만들었던 하정우. 오랜만의 로맨스 영화로 돌아온 그의 훈훈한 매력은 전도연마저도 ‘진짜 병운이 같았다’며 인정하게 만들었다.

 

2008년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천덕꾸러기 백수로 변신,  ‘실제’인지 ‘연기’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병운화’가 되어버린 하정우의 캐릭터 영상으로 더욱 화제가 되고 있는 <멋진 하루>. 350만원 때문에 헤어진지 1년 만에 재회한 까칠한 노처녀 희수와 철없는 백수 병운의 엉뚱한 하루를 다룬 이야기는 9월 25일 스크린을 통해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