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쓴기사

'스키머'만 있었어도..

코알라코아 2007. 12. 13. 11:55

안영건기자/태안 앞바다로 유출된 원유 사고가 6일째로 접어들면서 기름띠 확산이 소강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지만 기름피해로 인해 어민들은 물론이고, 지역 횟집 및 펜션업계 등에 손님의 발길이 끊기면서 지역경제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번 사고로 가장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태안군 근흥면 경우, 이미 관광객들이 발길이 끊기면서 상당수의 횟집과 음식점이 개점 휴업상태다. 사태가 이 지경까지 이르기 전에 사전 충돌위험을 알았다는 내용이 네티즌사이에서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사고원인 속속 드러나

이번 기름유출사고의 원인인 유조선과 예인선의 충돌경위가 속속 드러나면서 안일한 판단이 키운 인재(人災)였음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지고 있다.

이번 사고의 논란은 크게 세 가지다. △삼성중공업 예인선이 풍랑주의보에서 무리하게 운항했나 △대산지방 해양수산청 관제실과 예인선 및 유조선의 교신은 왜 지체 됐는가 △관계자들이 안일하게 대처하진 않았는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현재까지의 경찰 조사 결과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이런 세 가지 측면에서 모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악천후 속에서 무리하게 운항했으며 이로 인한 교신 실패와 관계자들의 안일한 판단에 따른 것으로 사고당일인 지난 7일 오전 7시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해상크레인을 끌고 가던 예인선의 와이어가 끊어지면서 유조선과 충돌한 것이 지금까지 알려진 언론보도 내용이다.

그러나 예인선의 와이어가 끊어진 것은 충돌 10분 전으로 확인돼 조치를 취했더라면 피할 수 있었던 사고였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예인선은 사고 발생 1시간 전부터 항로를 벗어났으며 이탈의 조짐을 감지한 대산지방수산청과 예인선의 교신은 여러 차례 실패했던 것.

예인선측은 강풍과 파도에 어쩔 수 없이 항로를 이탈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악천후 속에 자기 몸집의 25배에 달하는 크레인을 끌고 운항을 감행한 책임은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위험경고에도 불구하고 예정된 사고를 피하지 않은 유조선측 또한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집계조차 어려운 보상책임을 피하려는 이해 당사자들간의 책임공방이 가열되면서 수사가 장기화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어느 쪽에 과실이 많은지 밝혀내는 일이 남았지만 결국 이번 사고는 적절하지 못한 판단과 무리한 운항 등 총체적인 사고 불감증이 만들어낸 인재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1차 책임 해양관제소에 있다” 주장

태안 유조선 기름유출 사고와 관련 연세대학교 사회환경시스템 공학부 조원철 교수(공학박사・기술사)는 13일 본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1차적인 책임은 해양관제청 관제소에 있다고 주장했다.

2차적으로는 사고가 발생한 해역이 얕은 바다와 북서계절풍, 조수차로 유조선은 초기에 정박상태였고 삼성의 예인선은 활동중인 상태여서 예인선이 조심스럽게 운행해야 하는 데도 크레인을 운반하는 바지선이 붐대를 싣고 가다 무게이기지 못해 지그재그 운항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특히 해상의 경우 선박에 따라 다르지만 해양법에 의거, 유조선을 예인선이 출동해 들어 올려 대피시켜야 하는 데 이행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사고 당시 유조선을 신속하게 연안으로 끌고 오지 못하면서 피해를 확산시켰다는 것.

조 교수는 아울러 해양조사원과 해양연구권이 조류예측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해양기상을 파악하고 있음에도 정밀도가 떨어졌다고 강조했다.

 

해상재난시스템 제대로 운행됐는가

특히 씨프린스호 사고 이후 해상에 떠있는 기름을 적어도 제거하는 '스키머(skimmer)'를 3척 이상 구입토록 했음에도 기획예산처는 "확률이 적어 낭비다"라는 입장을 보이며 소형 1척만 구입하는 데 그쳐 모든 걸 낭비로 생각하는 국가위기 경제관념과 안일한 정부의 해양사고와 관련된 방재의지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현재 피해규모는 3조 1천억 원이라는 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정부가 1천억 원만 투자했어도 이 같은 천문학적인 손실을 초래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조교수의 설명이다.

유화제에 있어서도 기름을 덩어리로 만들면서 무겁게 돼 곧 해면 밑으로 가라앉게 되고 '오일볼'이 주먹만한게 밑에 가라 앉아 있다가 기온상승으로 수면위로 올라오면서 1m이상되는 기름띠를 형성하는 폐단이 있다.

분산제 역시 일시적 효과가 있으나 기름 총량은 그대로 잔존하고 흡착포 역시 그대로 던져져 기름이 땅속 80~90cm에서 1m까지 깊숙이 침투돼 오염을 가중시키고 있다. 대다수 흡착포들은 소각을 하고 있는 데 소각과정에서 다이옥신이 검출돼 환경법에도 저촉된다.

현재로선 이 모든 것을 감안해 암석내 묻은 기름을 제거하는 데 고온・고압식 분사 세척법으로 제거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원유를 분해하는 미생물까지 죽게 함으로써 결과론적으로는 권장할 만한 사항이 아니며 스키머가 가장 합리적인 대처였고 전 세계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동해, 서해, 남해 해상특성이 달라 최소한 3대를 확보하기 위해서 국가위기 경제관념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비난 수위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