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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울린 '돌잔치 카페'

코알라코아 2007. 6. 18. 23:36

128명으로부터 대여 예약금 2천여만원 받고 줄행랑

 

안영건기자/인터넷카페 '베이비하우스'(http://cafe.daum.net/babyhous)를 개설한 뒤 아기 돌잔치용품을 대여해 준다며 피해자들로부터 2천여만원을 받고 카페를 폐쇄, 줄행랑을 쳤던 20대 후반의 가정주부가 결국 경찰에 의해 붙잡혔다.

경찰조사과정에서 주식에 투자, 탕진하게 되자 사금융에서 대부받은 사채 1천700만원까지 주식에 투자했다 실패해 이를 만회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같은 범행을 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시흥경찰서 사이버수사팀은 지난달 14일부터 같은달 31일까지 128명으로부터 2천146만4천원을 받아 편취한 뒤 약속한 돌잔치용품을 대여해주지 않은채 카페를 폐쇄해 잠적했던 박모씨(28세.여.경남 거제시 연초면)를 붙잡아 절도및상습사기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특히 범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카페 개설에서부터 휴대폰?통장에 이르기까지 모두 타인 명의를 도용하거나 대포폰?대포통장을 구입하는 용의 주도함과 대담함을 보였다.

게다가 명의를 도용하기 위해 인근에 홀로 살고 있는 할머니 반모씨(71세)집을 방문, "인근 교회에서 나왔는데 매달 2만원씩 후원해 준다"며 현금이 든 편지봉투와 참외를 건네주는 방법으로 방안에 들어가 주민등록증, 의료보험증을 몰래 훔친 뒤 반모씨의 주민등록증을 제시하고 휴대폰 2대를 개설해 인터넷에서 타인 명의로 된 대포통장 6개를 구입하는가 하면 거제?대구?마산?통영?부산에 있는 PC방 카페에 접속, 주부들을 속이는 방법으로 돈을 받아 편취한 후 재차 주식에 투자했다 탕진하는 등 되돌아 서지 못할 길을 건너고 말았다.

또 박씨는 언론에 이같은 범행사실이 보도되자 범행시 사용한 대포폰, 대포통장, 돈 인출할 당시 입었던 옷가지, 신발, 썬그라스 등을 대구?부산? 마산 등지의 버스터미널 내 휴지통에 버리고 머리 모양도 긴머리에서 짧은 단발머리(파마)로 위장하는 등 자신의 범행을 숨기기 위한 치밀함을 보였다.

 

■범죄사실

인터넷 카페 '베이비하우스'를 개설, 아기 돌잔치용품을 대여해 준다며 허위 광고의 글을 게재해 전화를 걸어온 피해자에게 40일 후 집으로 출장해 가족 커플의상?돌상?돌복?아기드레스?풍선 등을 설치해 준다고 속이는 방법으로 지난달 14일부터 31일까지 128명으로부터 금 2천146만4천원을 반모씨의 휴대폰(대포폰) 3개, 황모씨 등의 6개 계좌(대포통장)로 돈을 송금받아 가로챘으며 약속한 돌잔치용품을 대여해 주지 않고 카페를 폐쇄, 잠적했었다.

 

■검거경위 및 조치
'돌잔치 행사 대행 사기 카페 집중 수사지시'와 관련, 경찰은 피해자 100여명을 확보, 편의점?은행 등 현금 인출장면 CCTV 화상자료 발췌 및, 피의자가 범행시 사용한 휴대폰 개설지 판매점, 택배회사 등을 토대로 탐문수사중 경남 거제 연초면에 살고 있는 반씨(74세,독거노인)의 주민등록증, 의료보험카드를 절취, 어머님이라고 속이는 방법으로 휴대폰 2대를 개설한 것을 확인했다.
이에 반모 할머니의 주거지를 방문, 사실 확인작업을 거쳐 현장에서 유류지문 10점을 채취, 경찰청 과학수사센터에 의뢰했으며 약 7일간(부산?마산?통영?거제) PC방을 토대로 증거수집, 통신수사 및 탐문수사를 벌여 범인 주거지 인근에 잠복 중 귀가하는 박씨를 붙잡는 데 성공했다.

 

■문제점과 대안
이번 사건에서 보듯 휴대폰 판매 업체에서 영리 목적으로 본인 확인도 하지 않고 타인 명의로 쉽게 휴대폰을 개통해 주는 것과 인터넷에서 돈만 보내주면 누구나 손쉽게 대포폰, 대포통장들을 구입할 수 있어 위와 같은 범행에 이용된다는 데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통계에 따르면 2006년도에 접수된 인터넷 직거래 피해 사례는 모두 804건으로 2005년보다 5배가 넘게 증가했으며 금액이 적어 포기해 버린 피해자까지 더하면 해마다 수천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통해 본인 신분 확인 절차도 거치지 않고 무분별하게 휴대폰을 개통해 주고 영리를 취하고 있는 휴대폰 판매업자들과 인터넷에서 대포폰과 대포통장 등을 판매하는 자들에 대한 처벌 법규 마련이 시급하다고 판단,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며 이와 유사한 다른 범죄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수사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