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관객과 평단을 놀라게 하며 등장하기 시작한 미국 영화계의 강렬한 걸작들은 “미국 영화의 진화”라고 불리면서 새로운 거장들의 탄생을 알렸다. 장르 영화의 악동들로 평가되던 코엔 형제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로 서부극과 스릴러가 결합된 서스펜스의 극치를 보여주었고, 독창적인 작품 세계로 주목받던 폴 토마스 앤더슨은 <데어 윌 비 블러드>로 미국 역사에 대한 장엄한 대서사시를 창조해 내었다. <메멘토>로 인상적인 데뷔를 했던 크리스토퍼 놀란 (영국 태생)은 <다크 나이트>로 거대 자본을 투입한 블록버스터의 상상 이상의 진화를 선보였으며, 기괴한 영화 세계를 구축하던 데이빗 크로넨버그 (캐나다 태생)는 <폭력의 역사>와 <이스턴 프라미스>로 폭력의 근원에 대한 탐구를 시작하였다. 미국 역사의 음울한 과거와 미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 그리고 결코 낙관적이지 않은 미래를 이야기하는 이 영화들은 상업성과 오락성을 벗어던진 미국 영화의 진정한 정수를 보여주고 있다. | |||||||||||||||||||||||||||||||||||||||||||||||||||||||||||
헐리우드 시스템 안에서 생산되는 상업 영화들과도 구별되고, 미국 언더그라운드에서 제작되는 재기발랄한 인디 영화들과도 다른, 이러한 묵직한 아메리칸 시네마들은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나 마틴 스콜세지, 그리고 아직도 현재 진행형인 클린트 이스트우드 등 거장들의 영역에서 새로운 거장들의 세대로 옮겨오는 중이다. 부시 시대와 오바마 시대를 거치면서 미국은 이라크 전, 911, 세계화, 금융 위기 등 유래없는 격변기를 경험하고 있으며, 이러한 시대적 혼란 속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불안, 공포, 무력감, 절망감은 미국 영화 속에서 새로운 담론과 은유를 창조해 나가는 동시에 새로운 연출 스타일로 이어지고 있다. 영웅적 서사나 신화적 상상력에서 탈피하여 미국의 또 다른 얼굴인 자본주의의 냉혹함, 기독교의 보수성, 정복의 역사에서 기원한 폭력의 원죄 등 그들의 역사와 사회, 문화를 환기시키는 일련의 작품들은 광기어린 폭력과 증오의 묵시록을 냉혹하게 그려낸다. | |||||||||||||||||||||||||||||||||||||||||||||||||||||||||||
시드니 루멧 감독은 데뷔작인 <12인의 성난 사람들>(1957)과 알 파치노 주연의 <뜨거운 오후>(1975), <네트워크>(1976) 등을 통해서 인간의 도덕성과 범죄 심리를 다루거나 미디어를 비판하는 사회물을 만들어 왔으며, <허공에의 질주>(1988), <패밀리 비즈니스>(1989) 등의 작품들에서는 아버지를 중심으로 한, 가족의 이야기를 따뜻하게 다루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작 <악마가 너의 죽음을 알기 전에>에서 이 노장 감독이 바라보는 21세기의 미국의 현실은 이제 가족마저 붕괴되고 도덕성이 무너져 내린 암울한 비극으로 바뀌었다. 항상 냉철한 시각으로 리얼리즘을 추구했던 시드니 루멧은 여전히 날카로운 시각으로 불안과 공허에 빠진 인물들이 저지르는 모럴 해저드의 나락을 그려낸다. 오래된 거장의 눈으로 바라본 현대 미국의 묵시록을 그린 <악마가 너의 죽음을 알기 전에>의 개봉과 함께 개최되는 기획전 <미국 5부작: 다크 사이드 오브 아메리카>에서는 어두운 미국의 초상을 그리는 데 있어서 선구자 격인 영화인 <이지 라이더>, 이제 아메리칸 시네마의 새로운 고전으로 자리잡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와 <폭력의 역사>, 그리고 미국 정치 영화의 선봉에 서 있는 조지 클루니의 <굿나잇 앤 굿럭>을 상영한다. 영화제를 통해서 관객들은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미국 영화들의 걸작들과 만나는 동시에 미국 영화의 새로운 부흥기와 조우하게 될 것이다. | |||||||||||||||||||||||||||||||||||||||||||||||||||||||||||
|
'영화연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석같은 성장영화 17편 (0) | 2009.05.08 |
---|---|
10대들의 이야기 <시선1318> (0) | 2009.05.08 |
엑스맨 응원위해 김태희 윤은혜, 김민희등 참석 (0) | 2009.05.04 |
<쉘 위 키스>로 여름을 로맨틱하게.. (0) | 2009.05.03 |
소녀시대와 함께 하하하 캠페인 시작 (0) | 2009.04.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