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쓴기사

제주똥돼지화장실에서 문화화장실까지

코알라코아 2007. 2. 16.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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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화장실에 남자미화원 등장이 신기한 나라
볼일보는 남성이나 여성미화원 성적 수치심 느껴
  안영건(ayg28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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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말에 그 집안을 알려면 "화장실을 가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화장실은 그 집안의 생활양태와 문화적 척도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화장실문화가 단순히 생리적 문제의 해결장소에서 휴게공간으로 바뀌면서 각 자치단체와 시민단체들은 우수화장실을 선정, 발표하는 등 내부청결은 물론 인테리어에까지 세심하게 가꾸고 아늑하고 향기로운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 사실을 그대로 반증하고 있는셈이다.

화장실은 가정이나 기업의 얼굴로써, 그 가정 그 기업의 문화 척도를 나타내 주는 바로미터라는 인식을 같이하는데는 여지가 없다.

특히 화장실과 관련한 시민단체들의 활동이 가속화 되면서 화장실 개선운동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정부는 86년 아시안게임 개최전 제주도의 경우 돼지가 있는 일반 가정에 화장실개선명목으로 푸세식으로 전환할 경우 일정금액을 보조해주었다.
현재는 표선 성읍민속마을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지만 토종돼지가 있던 화장실이 있을 당시 신혼여행온 신부들이 변비가 걸려 고생했던 추억담들도 자주 회자되고 있다.

■문화의 척도 화장실에 '성(性)적' 문제 대두

화장실문화개선과 함께 요즘 왠만한 화장실에는 재미있는 문구가 등장한다.
▲ 화장실은 문화다라는 인식이 확대되면서 참재미있는 문구와 감동을 주는 문구들이 등장한다.
ⓒ 안영건

"당신이 흘려야 할 것은 눈물만이 아닙니다"부터 군대갔다온 사람이라면 공감할만 한 "정조준! 발사!"라는 내용까지 볼일을 보면서 다소 웃을 수 있는 글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현실에서 남자화장실에 여성미화원이 아무렇지 않듯 청소를 하고 있는 것에 대해 문제를 표출하고 있다.

예전부터 남자들이라면 누구나가 한번쯤 느꼈을 그런 고민들이다.

"남자 화장실을 청소하는 아줌마 들은 원래 부끄러움을 모르는 지 소변을 보고 있는 바로 옆으로 자연스럽게 와서 청소를 하는 것은 당연하고 큰 일을 보고 있으면 밖에서 나갈줄을 모른다"

회사원 김모씨(35세)의 하소연이다. 이것은 김모씨만의 일일까? 필자도 김모씨처럼 화장실에서 여자 미화원을 만나 불편했던 경험은 어지간히 많다.
또한 김모씨의 말은 남자들사이에 "아줌마니까 가능하다"라고 말하곤 하지만 이 역시 성적발언으로 문제와 오해의 소지가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최근 화장실문화시민연대측은 최근 화장실 사용시 관리인 성별로 인한 문제점과 대안모색이라는 주제로 공개토론회까지 열리면서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

이날 20여년간 공중화장실을 청소해온 이명자 서울시 여성화장실관리인 전 회장은 “환경미화원 배우자를 둔 여성의 경우 배우자가 사망시 부인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미화원에 우선 취직토록 하는 제도가 시행되면서 여성 관리인이 본격적으로 늘어나게 됐다”며 “여성 미화원으로서 남성 화장실을 청소하는 동안 오히려 수치스런 경험을 셀 수 없이 많이 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남자들 역시 성적 수치심을 느끼지만 아무말 없이 일하고 있는 여성미화원들 역시 수치스런 경험을 느낀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반대로 여자 화장실에 남자미화원이 들어간다고 생각해보자. 어떻게 되겠는가!
여성부는 물론 대다수 여성들이 네티즌몰이를 통해 여론을 주도, '성적폭행'까지 몰고 갈 수 있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제기될 수 있다.
물론 남자 미화원이 여자 화장실 청소를 하는 경우는 현재 없지만 말이다.

일반 남성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처럼 남자화장실에 여자 청소원이 들어오는 것도 성적 수치심 내지는 불쾌감을 줄수가 있기에 개선 되어야 되지 않을까에 대한 여론이 일고 있다.

진작에 개선되어야 할 문제지만 고질병 처럼 이에대한 부분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은 결국 '한국의 보편적 문화'라는 말로 남성들이 그러려니 했고 아줌마기 때문에 당연히 그렇다고 생각하는 일방적인 자신만의 잣대를 두고 넘기고 마는데 그 이유가 있다.

■웃지못할 화장실 진풍경

안산에 거주하는 회사원 정모씨(38.사1동)는 "큰일을 보고 있는데 크게 노크하면서 청소하는 아줌마가 있으면 숨죽여 있는다. 자신이 볼일을 보고 있는 문을 두드릴까봐 그렇다고 한다.
사람에게 용변은 극히 생리적 현상이지만 가장 수치스런 부분이고 자신만의 공간에서 조용히 볼일을 보고 싶어한다.

숫기가 많다는 양모씨(30)의 경우도 "집에서 왠만하면 볼일을 해결하고 오려 하지만 부득이하게 회사 화장실을 이용할 경우 청소시간대인 아침시간대 언제 청소아줌마가 들이닥칠지 몰라 조마조마 하면서 볼일을 볼때가 많다"고 하소연한다.

■ 대안제시를 하자!

평택에 거주하는 이모(29.서정동)씨는 "정 예산이 없어서 남자 여자 한명씩을 둘수 없다면 그리고 여자 청소원 한명만을 둘수 밖에 없다면 깨끗하지 않아도 좋으니 사람들이 붐빌 시간대는 피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라고 말한다.

시민단체들도 남자화장실에 여성미화원이 청소중일때는 "현재 여성미화원이 청소중입니다."라는 팻말을 사용하고 여자화장실의 경우 남성미화원이 있을 경우 "현재 청소중이오니 다른층을 이용하거나 잠시후 이용바랍니다"라는 것을 공지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 한 휴게소에서 남자화장실에 남자미화원이 등장했다. 당연한데도 신기하게만 받아들여지는 우리나라 풍토..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 안영건



한편 고속도로 일부 휴게소 화장실의 경우 남성화장실에 남자미화원이 등장해 이외라는 반응이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지만 그만큼 희소성으로 인해 오히려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우리나라는 많이 인내하고 인정하고 이해심이 많은 탓은 아닐까?

 

 

 

 

 

 

 

 

 

 

 

20여년전 제주도 화장실 이야기
화장실 돼지 구정물, 찌꺼기 못 먹는 게 없어
    안영건(ayg2876)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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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수세식 화장실이 일반적이지만 20여년 전엔 달랐다. 내가 살던 제주도는 특히 그랬다.

1986년 아시안게임 개최 전 정부는 제주도의 경우 돼지가 있는 일반 가정에 화장실 개선 명목으로 '푸세식'으로 전환할 경우 일정금액을 보조해주었다.

현재는 표선 성읍민속마을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지만 토종돼지가 있던 화장실이 있을 당시, 신혼여행온 신부들이 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해 변비에 걸리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내 고향 제주도에선 돼지를 몇 마리 잡았는가에 따라 잔치 규모를 가늠했다. 돼지 담장은 보통 큰 돌로 두 계단 정도 쌓는다. 여차하면 넘어올 것도 같은데 아이들은 '꿀꿀'거리고 '킁킁'대는 돼지에게 오줌세례를 쏟아 붇는다.

제주도 화장실 돼지는 구정물이든, 음식찌꺼기든 못 먹는 게 없었다. 돼지는 길흉사가 있을 때면 언제나 희생물이 되었고 집집마다 돼지를 잘 키우면 살림살이에 큰 보탬이 되었다. 돼지는 제주도민에게 더없이 좋은 가축이었다.

사실 화장실 디딜팡(볼일을 볼 수 있도록 지탱해주는 돌)은 지붕이 없어도 돼지우리에는 지붕을 이었으며 돼지우리에 깔아주는 볏짚과 돼지의 대소변을 모아서 썩히면 밭에 좋은 거름이 되었고 통시깐 옆에는 거름발을 잘 받은 감나무가 잘 자라 주었다.

제주도 '갈옷'이 유명해진 것도 감물로 염색을 했기 때문인데 감나무가 있으면 주변 밭에 있는 뱀들이 들어오지 못한다는 어른들의 말이 있었다.

당시 고등학교 3학년이던 1985년, 한창 사춘기와 대입준비로 민감했던 필자는 10여미터 이상 떨어진 화장실을 가려고 하면 꼭 밤에 가야 했다. 낮에는 지나가는 동네누나들이나 아줌마들이 "어~ 누구누구 응가하는구나"라며 놀려댔다. 조금만 일어서도 지나가는 행인들이 다보였고 돌담으로 돼 있어 틈 사이로 확인사살(?)도 가능하다.

또 특별히 화장실 문이 없다. 필자의 집은 널빤지로 대충 못을 박아 놓고 끈으로 잡아당겨 놓은 상태에서 볼일을 본다. 바람 부는 날이면 화장실문고리와 연결된 줄을 잡고 씨름 아닌 씨름을 하면서 해결해야 했다.

필자 또래의 서울사람들과 이 같은 말을 하면 잘 믿지 못한다. 화장실에 앉을 때 가장 중요하고 요긴하게 쓰이는 긴 작대기로 돼지를 쫓고 혹시나 중요한 물건(?)을 날로 삼킬까봐 앉았다 일어났다를 여러 차례 하면서 볼 일을 본다.

이놈의 돼지가 제일 싫어하고 필자도 제일 싫어하는 게 있다. 표현을 해도 될는지 모르지만 일명 '설사'라도 하면 돼지가 머리를 냅다 사정없이 흔들어대 그 파편이 엉덩이는 물론 화장실 담장을 뒤덮는다.

이를 해소하려면 물이 귀했던 시절이라 물로 해결 못하고 100여미터 떨어진 바닷물로 직행해야 한다. 그래야만 냄새를 최대한 빨리 없앨 수 있다. 점심식사 때 가끔씩 직장동료나 친한 서울친구들에게 얘기하면 숟가락을 놓는다.

처음 서울에 입성했던 1986년도에 집안에 화장실이 있다는 걸 필자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전철도 처음 보지만 집 내부에 화장실이라니. 지금은 익숙해져 오히려 멀면 불편하다. 사람이란 게 참으로 이기적이라는데 기억 속에서 사라져가는 아쉬움에 제주도민들의 화장실문화를 꺼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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