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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가 다른 남자와 함께 있는 데 격분해 살인"

코알라코아 2007. 2. 2. 19:18

안산 토막사체 용의자 검거

       
 
 
지난 1월 24일 지하철 4호선 안산역 구내 장애인화장실에서 발견된 토막사체 유기사건 용의자인 중국인 손모(35)씨가 1일 밤, 사건 발생 8일 만에 경기도 군포시 금정역 지하철 4호선 역내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피해여성이 다른 남자를 만나는 것에 격분한 용의자가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안산 단원경찰서는 범행일체를 자백 받은 상태이며, 아직 찾지 못한 시신 일부를 찾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손씨는 1997년 산업연수생으로 입국했으며 현재 불법체류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손씨는 피해자 정모씨와 2년 전부터 알고 지냈으며, 정씨가 사귀던 다른 중국인 한씨가 지난해 5월 강제출국당한 뒤 연인 관계가 됐다.

손씨는 1월 24일 오전 9시 10분께 정씨 집에 찾아갔다가 방안에 다른 남자와 함께 있는 것을 보고 격분했다.

손씨는 정씨와 같이 있던 남자와 말다툼을 벌였고, 남자가 도망간 뒤 정씨를 주먹으로 폭행하고 TV 위에 있던 흉기로 머리를 내리쳐 정씨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손씨는 범행을 은폐하고 정씨의 신원이 드러나지 않도록 시신을 화장실로 끌고 가 8개 부위로 토막 냈다. 그러고 난 뒤 쓰레기봉투에 나눠 담아 여행용가방에 넣은 손씨는 안산역에 몸통과 양팔을, 정씨 집 옥상에 양다리를 유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신 중 아직 발견되지 않은 부분과 관련, 손씨는 머리와 손을 사건 현장 인근 골목길 옆에 묻었다고 진술했으나 정확히 어디인지는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사건 발생 후 손씨는 서울, 부산, 진주 등지의 여인숙과 사찰 등지로 옮겨 다녔다. 검거 당일에도 경기도 동두천 주변에서 배회하다, 경찰 동태를 살피기 위해 심야 시간에 안산으로 잠입하던 중 경찰에 덜미가 잡힌 것으로 나타났다.

손씨는 범행 후 피해자 정씨의 핸드백에서 980만원 상당이 예치돼 있는 통장 4개를 꺼내 현금을 모두 인출, 도피자금으로 가방에 넣고 다닌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사건 발생 후 사고 현장 주변 원룸촌 등 1725세대를 상대로 탐문과 수색을 벌인 끝에 사망한 정씨의 휴대폰을 쓰레기통에서 수거, 저장된 50여개의 전화번호를 복원한 뒤 전화가입자를 상대로 연관성 여부를 집중 수사했다.

이에 앞서 경찰은 2년 전부터 내연관계를 유지했던 손씨와 폐쇄회로에 찍힌 용의자 모습이 흡사하다고 판단, 피해자 정씨의 친구인 한모씨(중국, 청도 거주)에게 폐쇄회로에 찍힌 용의자 사진을 이메일로 전송한 뒤 동일인 여부를 확인해 '비슷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그 뒤 경찰은 손씨의 휴대폰을 실시간 위치추적해 손씨의 이동경로를 분석, 1일 밤 8시 50분께 동두천에서 안산방면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현지에 형사대를 급파하는 한편 예상 이동경로 주변 각 전철역에 경찰들을 배치했고, 1호선에서 안산행 4호선으로 환승키 위해 금정역 구내 승강장에서 전철을 기다리던 손씨를 붙잡는 데 성공했다.

경찰은 발견되지 않은 정씨의 시신 중 일부(머리와 양손)을 찾기 위해, 손씨가 땅에 묻었다고 진술한 장소를 수색해 시신발굴에 나설 계획이며 여죄 여부도 수사하고 있다.
안영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