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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접대부‘호빠’에 중독된 그녀들

코알라코아 2012. 7. 17. 18:37

 

 

여상을 졸업한 후 물류회사에서 경리직원으로 일했던 조혜진(가명) 씨. 주로 영업직원들의 해외출장비용을 처리했던 그녀는 어느 날 치명적인 유혹에 빠져든다. 전표를 위조해 법인카드를 개인적으로 사용하기로 마음먹은 것. 밥값과 커피값 등을 법인카드로 지불하다, 아무도 눈치를 채지 못하자 수법은 점점 대담해졌다. 주말에 일본에 가기로 결심하고 호텔 예약, 항공권 구매, 여행가방 구매를 모두 법인카드로 해결했다.

조씨의 ‘일본 원정’ 목적은 다름 아닌 현지 호스트바 출입. 일본 호스트바에 중독된 조 씨는 주말마다 일본을 드나들었다. 조 씨가 지난해 1월부터 5월까지 일본 호스트바에서 사용한 금액은 무려 4억원. 결국 회사 회계감사에서 그녀의 범행은 들통 났고, 징역 2년6월을 선고받은 뒤 현재 복역 중이다.

<탐사코드J>에선 조 씨가 드나든 일본 호스트바의 실체, 그리고 조 씨 아버지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평범했던 그녀가 호스트바에 중독된 원인을 심층 취재했다.

취재진은 취재 과정에서 호스트바에 빠져 인생을 망친 사례가 조 씨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었다. 한 컴퓨터 장비 대여업체에서 일했던 김경미(가명) 씨는 회삿돈 16억원을 횡령, 이중 8억원을 호스트바에서 사용했다. 인천의 한 20대 가정주부의 경우 인터넷 채팅을 통해 만난 여중생을 성매매시켜 받은 2억원을 호스트바에 탕진했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접했다.

남성접대부들이 나오는 호스트바, 일명 ‘호빠’. 원래 호빠의 주요 고객은 ‘텐프로’라고 불리는 고급 룸살롱의 접대부들이지만 최근 들어 주부, 직장인, 심지어 여고생까지 무차별 확산되고 있었다. 여성 고객층이 다양해지면서 호빠도 ‘정빠’(연예인급), ‘디빠’(보도방), ‘삼촌방’(30대 호스트 등장), ‘아빠방’(40대 이상 퇴물 호스트들이 영업) 등으로 세분화되고 있었다. 호빠가 번성하면서 인터넷에선 호빠 관련 구익구직 전문사이트들이 인기를 누리고 있고, 일부 남성 접대부들은 아예 일본으로 원정 성매매를 떠나고 있었다.

한국 접대문화에서 기형적으로 파생된 호빠. 이번주 <탐사코드J>에선 호빠에 중독된 그녀들의 사연과 함께, 기존 룸살롱처럼 대형화, 산업화되고 있는 호빠의 현주소와 그리고 그것이 일으키는 사회적인 부작용을 고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