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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장면 한그릇의 행복`

코알라코아 2006. 11. 17. 10:05

송탄공단 인근 `사천성` 대표 김주홍씨

 

 나에게는 한끼를 때우는 먹을거리에 불과할지도 모를 자장면 다른 사람에게는 기쁨과 희망이 되기도 한다. 우리 사회엔 자장면을 통해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하는 빛과 소금이 적지 않다. 이들이 만드는 자장면은 흰 면과 검은 춘장이 어우러져 솜사탕처럼 달콤한 사랑을 전한다. 강원도에 내린 집중호우로 모든 이들의 성금이 답지하고 봉사활동이 전개되는 가운데 자신의 생업을 멀리하고 강원도 평창과 영월등지에서 봉사하고 체념한 수해민들을 위해 자장면 대접하는 봉사활동을 남모르게 전개한 이가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송탄공단 퓨리나사료 맞은편에 위치한 정통중화요리전문점 `사천성`을 운영하는 김주홍씨(46세).

김씨는 최근 강원도일대에 내린 집중폭우로 식수가 부족하다는 뉴스를 접하고는 자신이 직접 제작한 2.5톤 탑차를 몰고 무작정 강원도로 향했다. 폭우로 인해 도로가 끊겼을수도 있지만 가만히 발만 동동구르고 있자니 일단 출발하고 보자며 음식재료를 차에 실었다.

김씨의 차량에는 한마디로 각종 요리를 할 수 있는 조리시설이 갖춰져 있으며 자장면 만들기에 적합한 준비된 차량이라고 할 정도로 움직이는 중화요리집으로 불리울만큼 내용물이 꽉차 있다.

재해현장에 1박2일씩 두번을 찾아갔다는 김씨는 처음에는 600그릇, 두번째에는 약 300그릇의 자장면을 현장에서 직접 조리해줌으로써 수재민에게는 희망을 봉사자들에게는 기쁨을 선사해주었다. 김씨에게 돌아온 것은 물집잡히고 부르튼 영광의 손.

까만 춘장엔 ‘아름다운 사랑’이 물씬

취재예정일인 지난 4일, 평택시 송탄공단 입구에 위치한 ‘사천성’ 가게 안은 자장면을 먹으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당초 유통업에 종사했던 김주홍씨가 중화요리전문점을 연 것은 3년6개월 전.
단출한 가게이지만 여느 중국음식점과 다른 특별한 게 있다. 바로 자장면을 통해 어려운 이웃을 돕는 가게이기 때문이다. 까만 춘장이 고운 자장면에 ‘아름다운’이라는 형용사가 붙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을 열 때부터 김씨의 봉사활동이 시작된 것은 아니다. 본격적으로 나선것은 약 2년.
이번 강원도 지원봉사외에도 요양시설의 어르신들과 보육시설, 군부대등 결식아동과 같은 어려운 이웃에게 따뜻한 한끼를 내놓는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일반인에게는 돈을 받고 음식을 팔지만 형편이 어려운 이웃에게는 아름다운 선행을 베풀고 있는 것이다. 처음부터 자장면을 팔겠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삼겹살이나 장어를 팔려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결식아동이 마음 놓고 드나들 수 있는 식당을 만들겠다는 생각에 자장면을 선택했다고 한다.

봉사를 위한 가게라는 소문이 나면서 손님의 발길도 이어진다. 이날 취재차 찾았던 오후, 식당을 찾은 한모(52·의류업)씨는 “가게가 처음 생겼을 때부터 매주 1∼2회씩 왔다”며 “간편하게 식사하기도 좋고, 봉사 활동을 간접적으로나마 도울 수 있다는 생각에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연락주면 어디든 달려가겠다"

1년이면 어느정도 무료자장면 나눠주기 봉사활동을 하냐는 질문에 `무슨 취재내용이 되냐`며 극구 부인했지만 차후 알고보니 매년 60회 이상 무료봉사를 하고 있으며 4월달에만 해도 8번정도 생업은 뒷전인채 출장을 나간것으로 알려졌다.

평택관내에서는 보육시설같은 곳을 찾아 적게는 150그릇에서 많게는 500그릇까지 자장면을 배식한다. `애들도 좋아해 신바람나게 봉사활동할 수 있어 보람있다`며 `자장면이나 중화요리가 필요한 단체는 꼭 연락해 줄 것`을 마지막으로 당부했다. 안영건기자
<연락처 011-204-7557, 665-67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