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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해도 예쁜 그녀 '에일리'

코알라코아 2014. 1. 23. 08:49



누구나 처음 하는 일은 서툴다. 대표적인 예로 갓 취직한 신입사원들은 업무에 실수연발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들의 실수가 용납되는 이유는 경험과 실력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잘해보고자 하는 그들만의 ‘마음’과 ‘노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설림에 서툰 초보 며느리들의 입장과도 마찬가지다. 신입사원이 그렇듯 며느리는 살림 솜씨가 서툴러 실수를 연발할지언정 잘해보고자 하는 마음과 노력만으로도 충분히 용서 받을 수 있고, 오히려 예뻐 보일 수도 있다.

 

JTBC <대단한 시집>에도 매사에 서툴고 실수투성이지만 사랑 받는 며느리가 있으니, 바로 ‘에일리’다. 

 

평생을 거의 미국에서 보내온 교포 며느리답게 한국 전통 집안인 시댁에서 에일리는 실수 연발일 수밖에 없었다. ‘타령’을 부르는 시어른들에게 “탈영은 군인이 도망가는 것 아니냐”며 한국말에 서툴러 저지른 소소한 말실수부터, 한평생 한식만을 고집해온 시할아버지에게 아침식사로 엉망진창인 양식을 대접해 시할아버지가 아침을 굶게 만들기 까지, 그녀의 실수는 셀 수가 없다.

 

이번에 에일리는 도자기 명가의 며느리로서 처음으로 혼자 도자기 전시장을 지키게 됐다. 그런데 하필 이 때 도자기를 구입하려는 손님들이 찾아왔다. 도자기 판매에 서툰 에일리에게 손님맞이는 당황스럽기 그지없다. 하지만 우리 시댁의 일이자 시어른들의 소중한 작품이라는 마음으로 손님들을 대했다. 순서는 뒤죽박죽일지언정 정성을 다해 다도를 대접하고, 정확히 알지는 못했지만 모든 질문에 최선을 다해 답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 고가의 다기세트를 반값도 채 안되는 가격에 팔아버리는 큰 실수를 저질렀다. 하지만 에일리는 밉지 않다. 오히려 그녀가 최선을 다해 시댁의 도자기 판매에 노력을 기울인 모습이 예뻐 보인다. 

 

또한 에일리는 시할아버지가 묵밥을 좋아한다는 말 한 마디에 스스럼없이 묵밥을 해드리겠다고 나선다. 난생 처음 도전 해보는 묵밥이지만 난감해하거나 곤란해 하는 기색은 전혀 없다. 시할아버지에게 맛있는 식사를 대접하겠다는 마음만이 먼저다. 그러나 야심차게 도전한 묵밥은 결국 떫디 떫은 에일리표 도토리묵으로 인해 수포로 돌아가고, 그녀는 어른들 몰래 냉장고에서 발견한 포장용 묵으로 묵밥을 만들어야 했다. 하지만 그 모습마저 사랑스러워 보인다. ‘실수’를 했다는 사실보다 그 실수를 하게 된 계기인 시할아버지를 위하는 그녀의 마음이 예쁘다.

 

이 세상 그 어디에 실수 한 번 하지 않고 처음부터 잘하는 며느리가 있으랴. 신입 며느리들에게 완벽한 실력보다 중요한건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마음과 그 마음을 보여줄 수 있는 노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