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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를 알고 오는 좋은 비, <호우시절>

코알라코아 2009. 9. 22. 23:09


제목 따라가듯, 힘들어도 ‘행복’했던 중국 청두 올 로케이션 제작기 공개

유학시절 친구였지만 사랑인 줄 모른 채 헤어졌던 두 사람이 몇 년 후 우연히 만나 그 시절을 떠올리다 지금 진짜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 <호우시절>, 중국 청두에서 진행된 올 로케이션, 영화 속 동하와 메이의 우연한 재회, 설렘, 망설임, 고백, 위기 등이 모두 3박 4일의 짧은 여정인 탓에 계절 혹은 시점의 변화가 관객에게 감지되면 안 된다는 전제 조건을 받아 든 촬영이었다. 하루 평균 22시간 촬영이라는 살인적인 일정이었음에도 마치 제목 ‘때를 알고 오는 좋은 비’<호우시절>처럼, 힘든데도 서로를 챙기는 여유가 돋보이는 정우성과 고원원, 그리고 감독과 스탭 가릴 것 없이 행복이 감도는  <호우시절>의 현장을 제작기 영상을 통해 공개한다.

 

 

사랑에 관한 가장 깊은 통찰력 허진호 감독 & 가장 사랑하고 싶은 남자 정우성,
‘때를 알고 오는 좋은 비’처럼 드디어 서로를 만나다!

제작기의 앞부분에 등장하는, <호우시절>이 어떤 영화냐는 질문에 대한 허진호 감독의 대답에는 그의 전작이 다 녹아 있다. 남녀가 처음 만나서 사랑에 빠지고 (8월의 크리스마스), 행복하게 사랑하다가 헤어지고 (봄날은 간다), 언제, 어디서 만났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었을 것이고(외출), 시간이 지나 다시 만났을 때 새로운 감정이 나올 수도 있는 것(행복). 동어반복이기 쉬운 사랑이란 소재를 늘 다른 시점과 다른 경험으로 만나게 해 준 허진호 감독.  전작들과 달리 첫 만남에서 이별까지를 따라가는 게 아니라, 사랑의 감정을 확인하지 못 했던 남녀가 정말 우연히 다시 옛날의 기억을 가지고 사랑에 빠지는 <호우시절>의 제작 현장. <8월의 크리스마스>때부터 시나리오를 건넸으나, ‘준비가 되지 않아’ 만나지 못 했던 정우성은, “잔잔히 오래 가는 감정들이 재미있더라고요”라고 말한다. 처음으로 동년배의 일상과 감정을 연기하는 것이 그에게도 의미 있는 시도임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 허진호 감독의 팬이었기 때문에 ‘무조건’인 영화였다고 말하는 고원원과 함께, 이들의 만남이 마치 제목처럼 ‘때를 알고 오는 좋은 비’ 임을 알게 한다.

 

 

 

 

 

“남자친구 있어요? 아~있어요? 저, 여자친구 마~않아요.”
하지만 촬영 내내 고원원, 그리고 현장 분위기를 챙기는 사랑스러우면서도 속 깊은 남자=정우성!

이어지는 현장 메이킹. 비록 촬영 현장은 중국이었지만 감독-주연 남자 배우-촬영 감독-연출부-제작부 등 주요 스탭이 모두 한국 사람인, 실제로는 한국에 가까운 상황에 홀로 놓인 고원원을 계속해서 챙기는 정우성의 모습이 우선 눈에 들어온다. 통역이 옆에 있다 하더라도 결국 급해지면 한국말로 의사소통을 하게 되는 현장 상황을 고려해 보면, 모니터 앞 그녀의 자리를 챙겨주거나, 잦은 중국 촬영 경험으로 익힌 짧은 중국말로나마 말을 거는 모습, 왈츠 씬에서 발을 밟았다고 미안해 하는 그녀에게 “It’s OK!” 라고 대답하며 무안함을 덮어주는 그의 모습은 영화 속 동하처럼 넉넉하고 믿음직스럽다. 비가 내리는 장면에서 뜻하지 않게 비가 내려 하늘에 감사한 적도 있었지만, 빛을 정확하게 맞춰야 하는 조명팀 입장에선 난감할 수도 있는 상황. 이 때 “자연을 이용하자”라며 전체 상황을 리드하는 정우성. 그리고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느새 실제 연인처럼 툭툭 치고, 꼬집고 그의 등을 밀어내기도 하는 고원원의 모습은 그가 <호우시절>의 현장 분위기를 어떻게 만들어갔는지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촬영 종료 2달 후 한국에서 있었던 포스터 촬영 메이킹 인터뷰에서 “남자 친구 있어요?”라는 정우성의 질문에 고원원의 쑥스러운 대답은 “있어요”. 삐친 듯 화난 듯 “전 여자 친구 많아요”라고 대답하는 그는 여전히 사랑스럽지만 전작들에 비해 훨씬 더 일상적이고 듬직한 모습이다. 수면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데드라인이 목전에 단단히 버티고 있음에도, 모든 것이 제목처럼 행복한 만남이었다고 말하는 허진호 감독의 멘트가 아니더라도 보는 사람조차 설레게 만드는 실제 정우성과 고원원. “아냐 아냐” 귀여운 한국말을 하는 고원원과 팬더공원에서 고원원을 알아보고 말을 거는 아이들에게 “이 누나랑 나랑? 사랑?”이라는 말로 아이들을 웃겨 주는 정우성. 강우기가 필요한 촬영 때면 꼭 재촬영 날조차도 비가 와 주었던 ‘때를 알고 내리는 좋은 비’ <호우시절>의 촬영 현장이었던 셈이다.

 

 

사랑인 줄 모른 채 헤어졌던 두 사람이 몇 년 후 우연히 만나 그 시절을 떠 올리다가 지금 진짜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호우시절>. 누구나 한 번쯤 가지고 있을 만한 ‘말하지 못 한 채 보내버린 사랑’에 대한 기억이 ‘때를 알고 오는 좋은 비’처럼 사랑일 수 있다는 반가운 믿음을, 오는 10월 8일. 개봉과 함께 관객에게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