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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변화 조절 핵심 단백질 최초 규명, 의약산업 새로운 치료제 개발 기대

코알라코아 2014. 5. 7. 18:43



일주기 생체리듬 조절 시스템과 분자 생체시계 


국내 연구진이 하루를 주기로 나타나는 기분이나 정서 상태의 리듬을 조절하는 핵심적인 작용원리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향후 각종 기분장애(Affective disorders)와 중독질환 등에 대한 새로운 치료제 개발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서울대 뇌인지과학과 및 생명과학부 김경진 교수(대표 교신저자), 정수영 박사(제1저자)와 고려대 의과대학 손기훈 교수(공동 교신저자) 연구팀이 주도적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의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 및 21세기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뇌기능 활용 및 뇌질환 치료기술 개발사업단, 단장: 김경진 교수)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최고 학술지인 ‘셀(Cell)지’ 온라인판 5월 8일자(현지시간)에 게재됐다.  


우울, 불안, 공포, 공격성, 중독 등의 정서 상태가 아침·저녁에 따라 상당한 기복을 보이며, 이러한 정서조절의 일주기 리듬 이상이 최근 우리 사회에서도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우울증, 조울증, 불안장애, 계절성 기분장애 등 다양한 형태의 정서장애와 중독질환의 발병 및 증상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사실은 오래 전부터 알려져 있었지만, 그 분자·신경생물학적 작용원리는 베일에 싸여 있었다.     


이번 연구에 앞서 타 연구진에 의해 선행된 행동생물학·유전학적 연구 결과들을 통해 생체시계 유전자 변이가 정서장애 발병과 강한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주장이 인간 및 동물모델에서 제기된 바 있으나 핵심적인 분자·신경생물학적 작용원리는 여전히 규명되지 못했다. 


연구진은 뇌 도파민 신경회로가 정서조절 및 정서장애 발병의 핵심 조절 시스템이라는 사실에 착안해 생체시계와 도파민 신경회로의 분자생물학적 연결고리를 발견하고, 그 작동원리를 규명했다. 


분자 생체시계에서 표적 유전자들에 대한 발현 억제 기능을 담당하는 REV-ERBα가 NURR1과의 경쟁적 상호작용을 통해 TH 유전자 발현과 도파민 신경활성을 일주기적으로 조절할 수 있으며, 이것이 일주기적 정서조절의 핵심 작용원리임을 규명했다. 


도파민은 정서, 운동, 인지, 보상, 동기부여 등 다양한 뇌기능을 관장하는 중요 신경전달 물질이며, 티로신 수산화효소(Tyrosine hydroxylase, 이하 TH)가 도파민 합성을 조절하는 속도결정(Rate-limiting) 인자로 알려져 있다. 


특히 돌연변이 생쥐와 약리 모델을 이용한 일련의 신경행동·생리학적 연구를 통해 중뇌 REV-ERBα 단백질의 기능 이상이 도파민 신경회로의 활성 이상과 더불어 조울증 및 불안장애 행동을 직접적으로 야기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규명된 도파민 신경회로의 일주기적 조절기전은 각종 정서장애 및 중독질환에 대한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것이다. 

REV-ERBα는 레티노이드 수용체와 유사한 형태의 핵수용체 계열의 유전자 발현 제어 단백질인데, 핵수용체들은 주요 신약표적 중 하나이기 때문에 REV-ERBα를 표적으로 해 일주기 생체리듬을 제어하려는 연구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연구 결과는 일주기 분자 생체시계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정서·중독장애 치료제 개발로 직접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이와 함께 도파민 활성 이상이 주요 원인인 파킨슨병이나 하지불안증후군으로 적응증이 확장될 가능성 역시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연구팀은 REV-ERBα 활성 제어를 통한 정서·중독장애 및 각종 도파민 의존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법에 대한 특허를 출원하는 한편 해외 출원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