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퇴직연금의 소득대체율이 OECD 권고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가 연금개혁 추진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경제계는 노후보장 강화를 위해 퇴직연금 제도를 전반적으로 손봐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0월 10일 발표한 ‘퇴직연금 활성화를 위한 정책개선과제’를 통해 한국의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의 소득대체율이 OECD 권고 수준에 한참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퇴직연금의 소득대체율은 12%로, OECD가 권고하는 20~30%에 비해 절반 수준에 불과해 개선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자본시장연구원 황세운 선임연구위원은 “퇴직연금 제도개선은 금융시장 발전뿐만 아니라 퇴직연금 가입자들의 노후소득 확대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운용 규제의 합리화와 다양한 세제혜택을 통해 근로자들의 노후설계를 안정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한상의는 퇴직연금 제도의 가입부터 상품 운용, 연금 수령까지 가입자의 선택권을 넓혀 수익률을 제고할 수 있도록 8대 정책개선과제를 정부와 국회에 건의했습니다.
투자상품 규제의 네거티브화
현행 퇴직연금 투자상품 규제는 투자 가능 자산을 유형별로 나열하는 포지티브 방식으로 되어 있어, 투자 상품의 폭이 제한적입니다. 대한상의는 이를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해 투자 가능 상품을 폭넓게 열어두어 가입자들이 더 많은 선택권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경영성과급의 퇴직연금 적립 유도
경영성과급을 퇴직연금에 적립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근로자가 성과급을 퇴직연금에 적립하면 세제상 혜택을 받을 수 있으나, 소비 성향이 높은 근로자가 이를 선택하지 않는 경우 번복이 불가한 문제가 있습니다. 이를 개선해 경영성과급을 퇴직연금에 재적립할 수 있도록 명확한 규정을 마련해야 합니다.
퇴직연금 기여금 손비인정 비율 확대
중소기업의 퇴직연금 도입을 장려하기 위해 손비인정 비율을 현행 100%에서 110%로 확대하는 방안도 제안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의 퇴직연금 도입률을 높여 근로자의 노후보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저소득층 지원 강화
납입소득세가 적은 저소득층에는 납입액의 일정 비율만큼 정부가 비용을 보조하는 등 정책적 지원을 확대해 퇴직연금의 저변을 넓혀야 한다고 건의했습니다.
디폴트옵션 상품의 TDF 기본 설정
퇴직연금 운용에서 기본 설정 상품인 디폴트옵션을 저위험 위주의 원리금보장형 상품에서 타겟데이트펀드(TDF)로 전환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습니다. TDF 상품은 은퇴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위험 자산 비중을 줄여 수익률과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상품입니다. 이를 통해 퇴직연금 수익률을 제고할 수 있습니다.
투자제한 규제 개선
현행 퇴직연금의 투자제한 규제는 지나치게 엄격해 수익률 제고에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IRP 계좌로 재직 회사 계열사가 발행한 증권에 30% 투자상한을 두는 이해상충 규제는 개인이 운용하는 계좌이므로 불필요한 규제라는 지적입니다.
연금 수령 시 세제혜택 강화
퇴직연금을 일시금 대신 연금(분할)으로 수령할 경우 세제 혜택을 확대해 연금 수령을 촉진해야 한다는 제안도 포함되었습니다. 연금 수령 기간이 길어질수록 세율을 낮추는 방식으로 유도해 연금 수령을 촉진해야 합니다.
연금 비과세 시점 다양화
미국의 Roth IRA 연금처럼 연금 납입 단계에서만 과세하고, 이후에는 비과세하는 방식을 도입해 퇴직연금 수령액이 많아져도 추가 과세 부담이 없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연금개혁, 실효성 있는 개선방안 마련돼야
송승혁 대한상의 금융산업팀장은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이 상향되면서 퇴직연금과 같은 사적 연금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사적연금 활성화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된 만큼, 구체적인 개혁 조치가 조속히 시행되기를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퇴직연금 제도의 개선을 통해 근로자들이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준비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방안들이 마련되기를 기대합니다. 앞으로 정부와 국회가 경제계의 제안을 얼마나 반영할지, 연금개혁의 방향성이 주목됩니다.